두 달이나 지나서야 여행기를 쓰게 되네요. 처리할 일도 많고 정리도 귀찮다 보니 미루고 또 미룬게 벌써 10월이 되어버렸습니다. 갈 때는 거창하게 마음 먹었습니다. '매일매일 일기 형식으로 노트에 써뒀다가 나중에 블로그에 정리해야지!'

 이번 여행 루트를 너무 빡빡하게 짠 탓인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잠드는 바람에 위의 생각은 하루만에 무산되어 버렸습니다. 비행 중일때라도 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마저도 잠에 묻혀버리고 말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그 때의 일을 기억해서 쓸 수 있다는 것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친구와 저는 가장 값이 싼 러시아 항공사 AEROFLOT의 항공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외여행이라는 것 자체를 처음 겪다보니 난항이 많았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따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여행 3~4일 전임에도 불구하고 왕복 가격이 78만원밖에 되지 않았거든요. NAVER에 저희가 타게 될 AEROFLOT의 비행기와 경유지인 러시아의 모스크바셰레메쳬보(SVO; 발음 상의 차이로 인해 모스크바셰레메티예보라고도 하더군요!)공항에 대해 검색해보았습니다. 결과는 최악이었습니다. 수하물 분실, 담배 연기가 가득한 공항, 게다가 러시아에 대한 불신의 눈초리들... 검색상으로는 정말 불안해 보였습니다. 페이스북의 AEROFLOT 페이지도 무언가 부족했고(영어로만 작성되어 있어서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웹 사이트도 완벽히 번역되지 않아 저희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싼 값에 바로 선택한 항공권이 독이 될까 그렇게 걱정하면서 인천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출발 여행 일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City / Airport

Date

Time

Flight Time

Class

Terminal

From

SEOUL / INCHEON (ICN)

17 AUG

13:10

09h 05min

ECONOMY/T

 A

To

MOSCOW / SHEREM (SVO)

16:15

From 

MOSCOW / SHEREM (SVO)

19:20

02h 45min

ECONOMY/T

 F

To

PRAGUE / PRAGUE (PRG)

21:05

 표를 작성하는데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네요... 제가 쓰고 있는 탑승기는 경유지 모스크바까지 가는 비행기이고, 다음 포스팅 때 모스크바에서 프라하로 갔던 비행기에 대한 탑승기를 적으려고 합니다.

 공항에 도착해서도 조금 바빴습니다. 국외에서 쓸 USIM칩을 예약해두었는데 배부처가 탑승장과 반대편이라 뛰어야 했고, 캐리어를 빌려쓴 탓에 캐리어용 자물쇠도 따로 사야 했습니다. 제일 싼 걸 찾아 샀는데도 8,700원이었어요ㅠㅠ

 항공기를 탔을 때, 찾아봤던 정보와는 달리 정말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단 기체 자체의 디자인이 좀 멋있습니다...!)여행 첫날부터 준비가 부족하여 헐레벌떡 비행기에 탔는데 여느 비행기와 다를 바 없이 쾌적한 공간이었습니다. 러시아 사람들이라 그런지 하얀 얼굴과 훤칠한 키의 승무원들이 저희를 반겨주었습니다. 여자 승무원복은 주황색이었고 남자 승무원은 하얀 셔츠에 검은 정장 바지를 입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남녀 상관없이 러시아의 키에 기가 눌려서 얼른 자리를 찾아 앉았습니다. 낮 시간 비행기이다 보니 수면안대는 없었고 담요와 쿠션이 있었습니다.

AEROFLOT사에서 제공하는 쿠션

 폰이 좋지 않아서 쿠션을 찍을 때도 Moire Pattern이 나타났네요ㅠㅠ AEROFLOT와 Russian Airlines가 러시아 알파벳으로 새겨진 정사각형 쿠션이었습니다.

 쿠션을 보다가 알게 된 것이 두 가지인데, 첫째는 러시아 알파벳입니다. 러시아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자주 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좀 더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AEROFLOT와 비교해보니 Э, Р, Ф, Л가 각각 E, R, F, L을 의미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추측한 것이었지만 다른 단어들과도 맞추어보니 대충 들어맞았습니다. 두번재로 알게 된 것은 AEROFLOT도 대한항공과 같은 SKYTEAM에 속해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SKYTEAM이 무엇인지도 이번에 정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대한항공 로고만 자주 봐서 SKYTEAM이 대한항공이 받은 인증마크인걸로 알고 있었는데, 항공사 연합이었더군요... 집에 돌아와서 여러 항공사들에 대해 더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위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비행시간이 정말 길어요... 좁은 자리에서 시간을 보낼 때 개인용 모니터가 한 몫을 톡톡히 해줍니다.

처음 모니터가 켜지면 AEROFLOT 로고, SOCHI 동계 올림픽 로고와 함께 환영한다는 인사말이 보입니다. 화면을 누르면 오른쪽 사진과 같이 언어를 선택하면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정전식 터치 방식이 아니라 감압식을 사용하는 것 같았는데...(어디서 배운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기억이 잘 안 나네요ㅜ) 어쨌든 터치가 완벽하진 않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사진 용량과 내용 관계상 다음 게시물에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HTML 태그 수정에 서툴러서 모바일로 보시는 분들은 표가 똑바로 보이지 않으실 수도 있는데, 가로로 회전시켜 보시면 잘 보여요!)

'Eastern Europe, 2016 > AEROFLOT' 카테고리의 다른 글

AEROFLOT 탑승기 5(SVO - PRG)  (0) 2016.10.06
AEROFLOT 탑승기 4(ICN - SVO)  (0) 2016.10.06
AEROFLOT 탑승기 3(ICN - SVO)  (0) 2016.10.06
AEROFLOT 탑승기 2(ICN - SVO)  (0) 2016.10.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