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까지의 탑승기는 이번 포스트가 마지막이 되겠네요. 그동안 저도 비행기 탑승기를 기행문처럼 쓰느라 힘들었지만, 이 글을 보고 자유여행을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다시 열심히 글을 작성해봅니다.

 하강을 시작하기 직전 찍었던 바깥 사진들입니다. 대류권 계면 위에서 항공기를 운항하다 보니 따가운 햇살때문에 사진에도 일렁임이 생겼습니다. 제가 B 좌석에 앉아 있어서 사진을 찍는 것이 쉽지 않아 그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체크인 빨리 하시면 더 질 좋은 사진들 찍으실 수 있을 겁니다! 높은 곳에 있을 때 찍었어야 했는데, 중간중간에 계속 잠이 드는 바람에 모든 순간들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적당한 진동이 있으니까 저절로 잠이 쏟아졌습니다. 비행 중에 무엇인가 해보겠다고 다짐하셨던 분은 일찍이 포기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느새 비행이 22분밖에 남지 않았네요. 블라디미르 상공을 지나면서 10km 이상이었던 고도가 8km 미만으로 급격히 낮아집니다. 귀도 좀 멍한 것 같고... 두 번째 사진과 비교하면 1분만에 1km나 떨어졌죠? (떨어진 시간이 정확히 1분이라고 가정하고, 공기의 마찰이 없으며 기체가 연직 방향으로 등가속도 운동한다고 하면 평균적으로 초당 500m 이상을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귀가 많이 멍해서 도대체 얼마나 빨리 떨어진 건지 그냥 계산해봤어요...)고고도에서 중고도로 내려오니 맨 오른쪽의 사진처럼 땅의 모습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남은 비행시간이 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비행기도 어느새 중고도에서 저고도로 진입했습니다. 항로가 블라디미르 이후에 약간 꺾여서 모스크바로 들어가는데 활주로 진입을 위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속도도 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예전에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중국에 갔었는데 비행기가 구름 사이를 지나가는 모습을 못봐서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그 안타까움을 이제야 해결했습니다. 다른 분들이 보기에는 짙은 안개 속을 지나는 느낌으로만 남을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제 기억 속에는 저 장면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다 나름의 로망이 있는 거겠죠^~^ 안개처럼 자욱한 구름층을 지나면 더 선명하게 아래의 모습이 보입니다. 셰레메쳬보공항 근처의 클랴지마 강도 보입니다.

 클랴지마 강을 지나면 바로 셰레메쳬보 공항이 코 앞에 있습니다.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착륙을 했는데도 마음이 들떠 그마저도 신났습니다. 인천국제공항 - 모스크바셰레메쳬보공항 의 항로를 따라 온 비행기는 Sheremetyebo Terminal D에 착륙합니다.

 Terminal D는 찾아보면 나름 깔끔하다는 리뷰가 많습니다. 반면 프라하로 환승할 Terminal F는 셰레메쳬보공항에서 가장 좋지 않다는 평가가 많은데, 그리 깨끗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공항으로 사용하기에 문제가 될만큼 별로인 곳은 아니었습니다. 잠시 경유해가기에, 크게 신경쓰이지도 않았고 면세점도 많아서 둘러보기에 좋은 터미널이었습니다.

 길었던 탑승기 하나가 끝이 나네요. 다음 항공기 탑승기에는 사진이 별로 없지만, 필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SVO-PRG 탑승기를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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