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러시아 다가온 유라시아

CIS 유라시아 20년 전문가의 '기회의 땅 유라시아'에 관한 현장 보고서

정성희 지음 / 생각의 길




CIS 유라시아의 연결고리 2 : 러시아어와 키릴 문자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 이후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국어만을 공용어로 채택했지만, 러시아어가 오랜 시간 공용어로 자리 잡았던 것을 부정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러시아어는 공용어로 채택되지 않더라도 민족 간 언어로 지정되어 현재까지 통용되고 있어요. 참고로 러시아어는 UN 공식 언어로 지정된, 2억 6천만의 원어민을 가진 언어예요.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RussianLanguageMap.png

(출처: 러시아어 - 나무위키 https://namu.wiki/w/러시아어)

 러시아어를 표기하는데는 키릴 문자를 이용합니다. (이외에도 불가리아어, 마케도니아어, 세르비아어, 우크라이나어, 벨라루스어, 우즈베키스탄어, 카자흐스탄어, 몽골어가 키릴 문자를 채택하고 있어요!) 러시아어가 배우기 어려운 이유가 키릴 문자에 있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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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 유라시아의 연결고리 1 : 1,524mm의 광궤


 '궤'는 궤도라는 단어의 그 궤와 뜻을 같이 해요. 철로의 안쪽 폭을 잰 거리를 '궤의 길이'라고 하는데, 궤의 길이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궤를 구분한답니다.


구 분

협궤

표준궤

광궤

궤의 길이

1,435mm 미만

1,435mm

1,435mm 초과

일반적인 궤의 길이

1,067mm

1,435mm

1,524mm

주요 사용지역

일본, 뉴질랜드, 남아공

영국, 유럽, 북미, 중국, 한반도

CIS, 핀란드, 몽골, 폴란드 남부

(제정 러시아 영향 아래 있던 지역)

건설비용

낮음

보통

높음

열차속도

낮음

보통

높음

험준지형

설치 용이성

쉬움

보통

어려움


 예전에 서울, 평양, 부산의 전차 노선에도 일제의 영향 때문에 협궤가 깔려 있었다고 해요. 반면 경부선과 경의선에는 표준궤를 설치했는데 이는 일본의 대륙 침략 정책에 기인한 것이라고 하네요.

 1888년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1891년에는 시베리아, 1926년에는 극동까지 CIS 유라시아 전역에 1,524mm의 광궤가 설치되었어요. 이는 제정 러시아가 유럽 국가들의 진군을 방어하기 위하여 설치한 것이라고 해요. 철로 궤가 다르면 궤도를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궤를 변환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하지 않았는데 이 부분은 직접 찾아보시길 바라요! 궤도가변으로 찾아보시면 편할 것 같아요!)이 뒤따르거든요. 때문에 오늘날까지 러시아 국경과 붙어 있는 유럽 국가들은 운송 수단으로 트럭을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러시아가 설치한 광궤는 건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긴 하지만 열차 속도를 높일 수 있고 화차(Wagon; 일반 여객용 화차인 객차와 화물용 화차를 모두 포함하는 단어!) 연결량을 늘릴 수 있어서, 광대한 영토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어요. 18m 길이에 68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고 하네요.

 러시아는 유일하게 사할린에만 광궤를 설치하지 못했는데, 이는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가 패배하면서 남사할린을 일본에 내줬기 때문이에요. 일제는 사할린의 석탄 운반을 위하여 협궤를 깔았는데 최근에 러시아가 그 협궤를 광궤로 교체하고 있다고 해요.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첫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여러분도 많이 들어봤죠? SNS를 통해서든 책을 통해서든 많이 접해봤을 거라 생각해요. 대부분 블라디보스토크 - 모스크바 구간을 많이 이용하시는데, 사할린과 연해주는 어떻게 서로 이동하는지 알고 계셨어요? 답은 레일페리에 있어요. 레일페리는 선박 안에 철로가 설치된 배에요. 이와 마찬가지로 트럭페리도 있답니다. 이 페리들은 궤를 변환시킬 수도 있고 상황 발생 시 다른 운송수단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해요.


 우리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에만 익숙하지만, 사실 장거리 철도는 세 개가 더 있어요.


 - 시베리아 횡단철도 TSR; Trans-Siberian Railway (광궤)

 - 중국 횡단철도 TCR; Trans-China Railway (광궤)

 - 몽골 횡단(종단)철도 TMGR; Trans-Mongolia Railway (표준궤)

 - 만주 횡단(종단)철도 TMR; Trans-Manchuria Railway (표준궤)


  위의 장거리 철도 네 개를 통틀어 유라시아 횡단철도(Eurasia Transcontinental Railway)라고 하는데, 다음 지도를 참고하면 편해요. (책에도 지도가 있어요!)


파일:external/blog.joins.com/%EA%B2%BD%EC%9D%98%EC%84%A0%EC%8B%A0%EB%AC%B84%EB%A9%B4.jpg

(출처: 나무위키 - 시베리아 횡단철도; https://namu.wiki/w/시베리아%20횡단철도)


블록 트레인도 도움이 될 것 같은 내용이라 한 번 적어봐요. 출발역에서 종착역으로 직행하는 익스프레스 열차 같은 개념인데, 그 대신 화차가 31~60개 정도 연결되는 약 800 ~ 1,000m의 장대열차예요. 블록 트레인을 선택하면 일반 완행 열차보다 빠르고 저렴해요.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 기준지로 잡으면 모스크바, 타슈켄트, 알마티까지는 약 10일 정도 걸린다고 해요.

 

 지금까지 CIS 유라시아의 첫 번째 공통점인 광궤에 대해 알아봤는데, 어떠신가요? 저는 위의 지도의 도시에 대해서부터 벌써 호기심이 생기는데요? (물론 미리 찾아보기도 했고, 이미 전부터 알고 있었던 도시이기도 하지만...) 다음 포스팅에서는 러시아어와 키릴 문자 통용에 대해 알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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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S 유라시아 20년 전문가의 '기회의 땅 유라시아'에 관한 현장 보고서

정성희 지음 / 생각의 길



 이전 포스팅(http://hyo9.tistory.com/34)에서는 러시아와 유라시아에 대한 이미지와 제 생각을 보여드렸어요. 이번 포스팅부턴느 책의 내용에 대해 글을 올려볼까 해요. 저는 특히 사실에 관해 서술하는 종류의 글(소설보다는 역사, 자기계발 도서보다 학문에 관한 도서가 좋아요...)을 좋아하고,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을 지식의 습득(단지 글을 읽음으로써 즉시 얻게 되는 심리적 안정감이나 간단한 정서 변화를 유발하는 책보다 장기 기억 습득을 통한 궁극적인 내면의 발전을 가져오는 책이 개인적으로 좋다는 뜻이에요!)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서 이 책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다른 책에 비해 사실의 서술 비율이 99%는 되는 것 같거든요!


 책을 읽을 때 머릿말과 목차 부분을 먼저 읽으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그냥 지나치시나요? 저는 항상 그 부분들을 먼저 읽어요. 그러면 작가의 집필 의도와 서술 방향을 쉽게 알 수 있거든요. 이 일련의 포스팅도 첫 부분을 보지 않으면 제 생각의 흐름을 읽기 어렵듯이 책도 그렇지 않을까 싶네요. 책의 서두에서는 인상적인 표현으로 직접 독자들의 주의를 끌기도 하는데, 이 책에서는 이 문장이 그래요.


"400km 이내의 거리는 먼 거리가 아니며, 40도 이하의 술은 술이 아니며, 영하 40도 이상의 추위는 추운 것이 아니다."

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러시아는 범상치 않은 나라다. (p. 4; 6-8)



 이 문장은 독자들을 현혹시키기에도 충분히 재밌지만, 러시아의 지리적 조건(영토, 기후)과 문화(비록 술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기는 하지만...)를 잘 보여줌으로써 러시아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도록 만들어요. 그리고 문장 그대로 러시아는 1,000년 전부터 여러 방면에서 독보적인 나라였어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Union of Soviet Socialist Republics' (이하 '소련')은 러시아 역사에서 경제적, 지리적으로 가장 번성했던 국가였어요. 소련은 70년 동안 공산체제를 유지한 공산주의 체제 최초의 국가, 제 2세계의 종주국, 초강대국 등 남다른 스케일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1991년 공산 체제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15개국으로 독립하게 돼요. 이 책에서는 그 15개국을 다루고 있답니다.

 그 15개국의 목록은 다음과 같아요.


러시아 연방 (현재의 러시아)

◎ 동유럽 3국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몰도바)

◎ 발트해 3국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 중앙아시아 5국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 남카프카즈 5국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70년 동안 공통 체제 내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도 많았던 위의 독립 국가들은 어떤 조치가 필요했는데, 결국 발트해 3국을 제외한 12개 국가가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에서 독립국가연합(CIS)을 구성하게 돼요. 이후 투르크메니스탄이 준회원국으로 전환하는 사건과 조지아, 우크라이나가 탈퇴하는 사건도 있었지만 CIS 국가 간에는 여전히 공통점이 많아요. 그 중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공통점들을 작성해봤어요.


 1. 전역에 1,524mm의 광궤 설치

 2. 러시아어와 키릴 문자 통용

 3. 정교회 성당과 이슬람 사원의 공존

 4. 보드카와 샤슬릭 식문화

 5. 독·소 전쟁사 공유

 6. 달러 / 유로화 선호

 7. 220V 전원 사용

 8. 대부분 무비자로 상호 왕래 가능


 1번 ~ 5번까지는 앞으로의 포스팅에서 다룰 내용이고, 6번 ~ 8번은 책에서 따로 언급하고 있는 내용이었어요. 이 지역을 여행하려는 여러분께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하나씩 간단히 설명드릴게요.

 루블은 변동 폭이 비교적 커서 안정적이라고 할 수 없어요. 우리나라에서 환전할 때에도 원화에서 루블화로 바로 환전하는 것보다 유로화나 달러화로 먼저 환전한 후 루블화로 다시 환전하는 것이 수수료 우대 측면에서 좋을 것 같아요. 러시아에 오래 머무는 게 아니라면 그냥 달러 / 유로화를 가지고 가도 좋고요. ATM이나 공항 환전소 이용만 피하면 충분히 좋은 가격에 루블화 환전을 하실 수 있답니다.

 러시아는 220V 전원을 사용하긴 하지만, 60Hz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50Hz를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어요. 중국과 비슷하죠? 우선 제 경험상으로는 플러그 굵기가 달라요. 무턱대고 우리나라의 전자제품을 들고 갔다가 콘센트에 꼽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요. 그것부터 조심하시고, 다음으로는 주파수가 다르면 모터류가 내장된 가전제품, 영상기기 등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켜요. 꼭 정격에 맞는 전압과 주파수를 사용하시고 제품이 겸용인지 아닌지 확인을 잘 하시길 바랄게요. 단, 직류 변환기가 있고 직류로 돌아가는 제품이라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네요.

 이제 마지막! 우리나라 일반여권을 사용하여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국가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봤어요! (1회 기준) 더 자세한 내용은 http://anewworld.tistory.com/54 이 블로그에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추천드려요!


구 분

국가명

무비자 입국

가능

무비자 입국

불가능

러시아

러시아

60일

-

동유럽

유라시아

우크라이나

90일

-

벨라루스

5일

-

몰도바

90일

-

발트해

유라시아

리투아니아

90일

-

라트비아

 

-

에스토니아

 

-

중앙

유라시아

카자흐스탄

30일

-

키르기스스탄

60일

-

우즈베키스탄

-

투르크메니스탄

-

타지키스탄

-

남카프카즈

유라시아

조지아

360일

-

아르메니아

-

아제르바이잔

-

 

 참고로 대한민국 여권의 파워를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글로벌 금융자문회사 아톤 캐피털은 매년 여권 파워 순위라는 여권 지수를 발표하는데 대한민국은 117개국 무비자 입국, 40개국 즉석 비자 발급으로 세계 3위 / 199국을 차지했어요. 싱가포르와 독일을 이은 3위인데 이 정도면 우리나라의 여권 소유 혜택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되시나요?

 다음 포스팅부터는 CIS의 공통점들의 세부 사항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게요!

가까운 러시아 다가온 유라시아

CIS 유라시아 20년 전문가의 '기회의 땅 유라시아'에 관한 현장 보고서

정성희 지음 / 생각의 길




 혹시 러시아로 여행을 떠나본 적이 있나요? 제 주변을 생각해보면, 여행을 다닌다는 사람은 많지만 러시아를 방문한 사람은 기억에 없어요. 모두가 러시아라는 나라를 알지만, 생각해보면 여러분 주변에도 러시아에 다녀온 사람이 많지는 않죠?

 여러분은 러시아라는 나라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저희 부모님께서도 러시아에 대한 이미지를 다음 키워드들로만 가지고 계세요.


소련, 공산주의, 사회주의, 혁명


 제가 작년에 동유럽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아에로플로트 항공사를 이용했다는 건 아시죠? (???: 모르면 보고 오세요! http://hyo9.tistory.com/3 아에로플로트 나쁘지 않아요~) 인천 출발, 모스크바를 경유해서 프라하로 가는 일정이었어요. 단지 <모스크바를 거쳐 유럽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유럽 노선을 홍보하는 아에로플로트의 항공권이 저렴해서 예약하게 되었는데, 모스크바에서 레이오버를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여행 일정에 모스크바에서의 20시간을 추가하게 됐어요. 부모님께 이렇게 해서 모스크바를 가게 됐다고 말씀드렸더니 걱정부터 하시더군요. 문제 없을 거라고 몇 번이나 설득을 시켜드렸지만, 여행이 끝날 때까지 부모님은 제가 걱정되셨는지 계속 카톡을 보내셨어요.

 설득을 하면서 답답한 마음 때문에 강조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 소련 해체 후 수립된 러시아 연방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채택한 나라입니다. 위의 키워드들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요. 아직 소련의 이미지가 남아있어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되지는 않았지만, 양원제와 다당제를 택하고 있고 연방 공산당은 집권조차 못하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와는 소비에트 연방 시절부터(비록 1년밖에 안 되지만...) 지금까지 27년 간 수교를 맺어왔어요. 그에 따른 행사도 많이 하고 있고요. 러시아는 이제 더 이상 머나먼 나라가 아니에요. 각종 여행사에서는 러시아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 행 항공권을 홍보할 때 [가장 가까운 유럽, 러시아]('가장 가까운 유럽, 핀란드'라는 이름의 책이 있는 걸 방금 알았어요... 분명 고등학생 때까지는 가장 가까운 유럽을 검색하면 러시아만 나왔던 것 같은데...)라는 문구를 사용해요. 서울까지는 78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우리가 가까운 외국 도시라고 생각하는 베이징(950km)이나 도쿄(1160km)보다도 가깝답니다. 이 지역은 과거에 고구려와 발해의 영토이기도 했어요.

 요즘 SNS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시베리아 횡단철도 여행'은 들어보셨나요? 모스크바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9334km의 철도 여행은 전세계의 배낭여행족들이 한번쯤은 해보고 싶은 여행으로 꼽은 몇 안되는 노선이랍니다. 


 이제는 그렇게 먼 나라로 느껴지지는 않죠? 통일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더라도 가장 먼저 국경을 접하게 되는 나라가 중국과 러시아잖아요! 우리 삶 속에도 점점 러시아가 가까워지고 있어요. 꼭 러시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유라시아 전부가 그래요. 이 책의 제목은 그 이미지를 언어화한 것 같아요.

 저도 러시아에 대한 검색은 많이 해보았지만(주로 군사력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수호이 전투기같은 최첨단 항공 장비들은 뉴스에도 많이 나오거든요.), 이 책을 읽어보니 새로 알게 된 내용이 너무나도 많았어요. 구성도 완벽해요. 서론과 역사로 흥미를 돋우고, 각 지역을 설명해요. 한국 저자분이 집필하셔서 그런지 문장도 어색하지 않고 머리에 쏙쏙 들어왔어요. 그럼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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